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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소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6. 9. 13:44
무수히 쌓여있는 세 잎 클로버들을 지나쳐 네 잎 클로버만 찾고 있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 세 잎 클로버들은 어떤 것들일까? 1. 할머니는 꼭 아침부터 화분을 어떤 방향으로 놓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셨다. 오늘은 밖에 내놓았다가 내일은 집안에 들이고, 행여 잎이라도 더러워질까 먼지를 소중하게 닦아주셨다. 그 마음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주하는 파릇파릇한 식물들은 어쩐지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2. 취향이 없었던 때를 떠올린다. 어머니가 사두신 대용량 샴푸, 원 플러스 원으로 사둔 향이 없는 로션, 이미 그 자리에 있어 내가 원했던 것인지 아닌지도 구분할 수 없었던 수많은 것들. 그로부터 벗어나 아침부터 가장 좋아하는 향의 샴푸로 머리를 감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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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둑맞은 가난_박완서(민음사, 1983)[읽은 책들] 2021. 5. 26. 16:29
[들어가며] 처음 이 책을 접한 건 고등학생 때였다. 문학 담당 선생님이 맛깔나게 이 책의 한 장면을 소개해 주었다. 가난마저 도둑맞아버리면 이이에게 남아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짧지만 강렬한 찝찝함과 기분나쁨에 몸서리쳤던 것이 기억난다. 인간은 이렇게나 추악해서 가난마저 사버리는구나. 박완서 작가는 도둑맞은 가난보다 자전거도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더욱 유명하지만 나는 수작은 바로 이 도둑맞은 가난이라고 생각한다. [발췌] 내 방에는 이미 가난조차 없었다. 나는 상훈이가 가난을 훔쳐갔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분해서 이를 부드득 갈았다. 그러나 내 가난을, 내 가난의 의미를 무슨 수로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수명이 다 돼 침침한 20촉짜리 형광등 밑에서 그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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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왜 A학생은 C학생 밑에서 일하게 되는가 그리고 왜 B학생은 공무원이 되는가[읽은 책들] 2021. 5. 8. 11:14
선물 받은 책.이 책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의 최신작이다. 최근 나의 경제상황과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 주식, 코인과 맞물려 돈에 대한 생각일 부쩍 많이 하게 된다. 월급은 한정적이고 소비욕은 넘쳐흐르며 벼락부자와 벼락 거지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들게 된 생각. '왜 학교는 돈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가?' 그래서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경제교육을 했다. 초반에는 흥미를 가질만한 것들부터. 게임이론, 수요공급의 원리 정도는 고학년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고 흥미로워한다. 전월세와 매매의 개념에 대해서, 예적금과 주식시장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엄청난 질문세례를 받았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라며. 아직도 초등의 경제교육은 돼지저금통 수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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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읽은 책들] 2021. 5. 8. 09:55
선물 받은 책. 남녀 성별 갈등이 극에 달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 갈등을 일으킨 사람들은 갈등으로 무엇을 얻었을까? 표심? 조회수? 싸우는 아이들을 달래는 가장 편한 방법은 '너도 잘못했고 얘도 잘못했으니 서로 사과해라' 방법이다. 물론 중재자 입장에서. 그러나 당사자는 황당하고 억울하다. 상대가 먼저 쳤는데, 상대가 더 격렬하게 밀쳤는데, 나는 코피도 터졌는데 하며 속으로 부글부글 끓는다. 그런 시대가 아닌가 싶다. 짧은 경력이지만 진정한 화해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이야기를 지치더라도 끝까지 경청해주어야 했다. 양쪽모두가 자신을 이해해준다고 느끼는 순간 화의 감정은 가라앉고 차분하게 행동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지금의 갈등도 비슷하지 않을까? *75p 모두가 아무렇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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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포역 맛집] 분위기 있는 술집 at the blue(앳 더 블루)[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5. 6. 09:21
망포동에 산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이런 보물같은 장소를 몰랐다니! 친구들과 함께 갔던 생각이 나 늦게나마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뒤에는 엘피판들이 즐비해있고 바 테이블에는 커플들 앉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장님과 바텐더분들이 편안하게 말을 걸어주신다. 가게 한편에는 밴드에 필요한 장비들이 있었다. 친구는 여기서 공연도 여러차례 했다고...! 멋있어...!주문을 하고 음료를 기다리고 있는데 노래 요청 쪽지가 왔다. 뭔가 영화에 나오는 장면같아서 기분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가게 안에 있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처음에는 한 곡만 요청하려했는데 술이 한두잔 들어가니 듣고싶은 노래가 점점 늘어났다. Cdp에 듣고싶은 음악을 넣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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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POLYMATH 한계를 거부하는 다재다능함의 힘 폴리매스[읽은 책들] 2021. 5. 4. 13:56
[책 정보] 주변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책을 좋아하는 걸 알고 종종 책을 선물한다. 소중한 이가 선물한 책이므로 열심히 읽어 보았다. 저자는 한 우물만 파는 시대의 종말을 선언한다. 전문지식은 검색 한번으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들은 빠르게 옛것이 되어가고, 과거에는 옳았던 것들이 지금은 틀린 것이 된다. 이러한 세상에서 우리는 '폴리매스'로 살아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발췌] *29P 단지 재능이 많은 사람과 진정한 폴리매스는 다르다. 그냥 똑똑한 사람과 누구나 인정하는 천재가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다양한 재능을 발휘해 결실을 맺거나 각각의 재능과 관련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진정한 폴리매스로 보기 어렵다 (....) 폴리매스가 되기 위한 선행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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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지금까지 내가 지나치게 빠져들었던 것들에 관하여.[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5. 2. 18:17
여기서의 중독은 술, 담배, 약물 중독과는 거리가 멀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기쁨으로 시작했던 것들이, 점점 여흥을 벗어나 내 삶을 잠식시키는 과정을 중독이라 표현하였다. 알면서도 멈추기 어렵고, 끊고 싶지만 끊기 어려웠던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보려고 한다. 1. 텍스트 '넌 항상 뭘 읽어. 텍스트 중독 아냐?' 나를 옆에서 지켜보던 H가 한 말이었다. 그전까지는 몰랐는데 남이 규정하고서야 그렇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끊임없이 읽어댔다. 양질의 도서부터 허접쓰레기 주작 글까지 나는 읽는 순간을 즐겼다. 뉴스, 블로그, 책, 유튜브 댓글까지 다 읽어야 직성이 풀렸다. 예전에는 판타지 소설과 만화책에 빠져 곤란했던 순간도 있었으나 지금은 양질의 도서를 읽는 비중을 넓혀가며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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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다이슨 에어랩을 얻기 위한 대장정(쿠팡 가품 신고/ 환불 / 정품 인증 및 구매)[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3. 26. 15:21
최근에 정말 사고 싶었던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사하면서 소비를 하도 많이 해서 그런가. 뒤판이 깨진 핸드폰도 그럭저럭 나는 뒤쪽 안 보니까 상관없었고, 애플 워치도 당장 없이 잘 살고 있으니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나의 잔잔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 물품이 있었으니 바로 다이슨 에어랩이었다. 사지 않으면 낫지 않는 병이 애플병이라던데, 나는 다이슨 병에 걸린 모양이었나 보다. 역시 낫는 방법은 구매뿐. 주변에 물어보니 안써본사람들은 궁금하니까 사보라고, 써 본 사람은 너무 좋으니까 사라고 하더라. 역시 1,2,3 그리고 4444444(사)는 진리인 건가. 그렇게 서칭을 하기 시작했는데 정가가 50만 원이 넘는다.. 잠깐만 머리를 말리는데 그렇게 큰돈을 쓴다고? 내 생활수준을 감안했을 때 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