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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독] 지금까지 내가 지나치게 빠져들었던 것들에 관하여.
    [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5. 2. 18:17

    여기서의 중독은 술, 담배, 약물 중독과는 거리가 멀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기쁨으로 시작했던 것들이, 점점 여흥을 벗어나 내 삶을 잠식시키는 과정을 중독이라 표현하였다. 알면서도 멈추기 어렵고, 끊고 싶지만 끊기 어려웠던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보려고 한다.

    1. 텍스트


    '넌 항상 뭘 읽어. 텍스트 중독 아냐?' 

    나를 옆에서 지켜보던 H가 한 말이었다. 그전까지는 몰랐는데 남이 규정하고서야 그렇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끊임없이 읽어댔다. 양질의 도서부터 허접쓰레기 주작 글까지 나는 읽는 순간을 즐겼다. 뉴스, 블로그, 책, 유튜브 댓글까지 다 읽어야 직성이 풀렸다. 예전에는 판타지 소설과 만화책에 빠져 곤란했던 순간도 있었으나 지금은 양질의 도서를 읽는 비중을 넓혀가며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인터넷 세상을 한 바퀴 돌면서 새로운 글들을 읽어야 하루가 시작된다. 아직도 인디스쿨의 새 글을 다 읽지 않으면 업무를 시작하기가 싫다.

    2. 운동

    운동. 그것도 새로운 운동에 빠지면 하루종일 그것만 생각한다. 수영을 할 때는 온 세상의 물만 보면 수영 생각을 했고, 볼링을 칠 때는 온 세상의 물품들이 쳐서 쓰러지는 핀으로 보였다. 건강에 좋은 것 아닌가 싶겠지만 손발이 퉁퉁 불도록 물에서 안 나오고, 하루에 열두 게임씩 볼링을 치면서 건강해지기를 바랄 수는 없었다. 코로나가 나를 잠잠하게 만들었으나 다음에 내가 빠질 운동은 제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만큼만 빠지고 싶다.

     

    3. SNS 

    싸이월드 - 페이스북 - 인스타 루트를 탔다. 남들이 어찌 사는지 무슨생각을 가지는지보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주객이 전도되어 내 삶을 SNS에 업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SNS에 업로드하기 위해서 내 삶을 꾸려나가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알아차리지 못했으나 빠져나와서 돌이켜 생각하니 우습다. 그럼에도 남에게 멋져 보이는 삶을 살기 위해서 꽤 노력하고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서 아주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아는 사람 한정 관종끼도 있어서 (불특정 다수는 무섭다.) 이것저것 올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나빴던 점은 내 외모에 대해서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잘 보였다는 것. 아무래도 사진이 중요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번외]

    목록에 올릴 만큼 빠져들지는 않았으나 한 때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들 : 음악, 맛집, 드라마, 웹툰, 공연, 식물, 화장, 자격증, 고양이, 유튜브, 독서모임

     

    정신없이 빠져들어 삶을 혼란스럽게 하여도, 여러 가지에 중독되면서 내 삶의 넓이와 깊이가 달라졌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앞으로 나를 가득 차게 할 새로운 것은 무엇일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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