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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정기전보] 마지막[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2. 10. 11:54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과 걱정이 가득했는데, 막상 마지막 근무일이라고 생각하니 이곳에서의 시간이 유난히 빠르게 지나간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괜히 운동장을 한번 바라보았다가, 화면을 바라보다가 하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있다. 지금까지 거쳤던 여러 번의 졸업보다 오늘의 전보에 더 마음이 쓰이는 이유는 내가 감수성이 풍부해져서일까 오늘 날씨가 흐린 탓일까. 초-중-고의 졸업은 모두가 겪는 관문이고 다 같이 맞이하는 것이기에 큰 감흥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이전의 변화는 내가 한층 더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언덕을 실컷 오르다가 마주한 평지에서 갈피를 못 잡고 좌우로 움직이는 기분. 내 삶은 어떤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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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수험생] 공부좀 그만해라.[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1. 29. 12:49
보통 부모님은 "공부 좀 해라"라고 하지 않나?우리 부모님은 "이제 그만하고 자자", "이제는 공부 좀 그만해라."라고 한다. 무슨 말인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현재에 가치를 두고 행복을 찾으라는 말이라는 것 다 안다. 그래도 너무 웃기다. 딸아 공부 좀 그만해라 라고 말하는 엄마도 가끔은 웃기지 않을까? '어머 내가 무슨 얘길 하는 거야 지금.' 이런 생각이 들 것 같다. *대학원 마지막 학기 내내 중얼거리던 말이 있었다. 석사 따면 평생 공부 안 한다. 가만히 앉아 생각해보니, 수능 끝나고도 임고 끝나고도 그 말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번엔 진짜 오래갔다. 4년이나 공부 안 하고 버텼다! 여행 다니고 취미 생활하고 맛있는 것 먹으러 다녔다. 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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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수험생]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2[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1. 28. 08:24
* 주로 누워서 인강을 듣는다. 학창 시절 동생이 누워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왜 저럴까 싶었는데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앉아서 할 만큼의 의지와 체력은 없는데, 누워서 잘만큼 주어진 양을 무시하지는 못해서 그렇다. 스스로 타협하고 계산기 두드려야 할 때만 잠시 일어나 앉는다. 공부하면서도 어처구니없고 웃기다. 유튜브에 눕방+study with me를 접목해서 올리면 나도 유튜버가 되려나 잠시 상상한다. 거울 속 비친 내가 너무 웃겨서 죽을 때까지 유튜브에 이 모습을 올리진 못할 것 같다. * 만화에 보면 손톱을 아무데나 버리다가 분신을 여럿 만들던데. 나도 손톱 깎은 다음 아무 데나 버려서 나랑 똑같이 생긴 애 두서넛 만들고 싶다.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이미 직업도 있으면서 또 다른 직업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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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수험생]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1[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1. 27. 01:11
[공부하면서 드는 생각들.]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고 있나. 그래! 백세시대, 서른 하나면 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게 정말 다행이야. 하지만 정말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내가 또 공부를 하고 앉아있다니.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항상 취미, 특기 란이 있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루 종일 공부만 하고 앉아있는데 어떻게 취미와 특기가 생길 수 있을까? 특출 나게 노래를 잘 부르거나 미술 실력이 좋거나, 달리기를 잘하던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그나마 할 줄 아는 건 앉아서 공부하는 것 밖에 없었던 기억이 난다. 스스로에게 뭘 잘하는지 탐구할 시간을 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특기 란에 '공부'라고 쓸 수는 없지 않은가. * 머리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명령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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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동 회식] 양재, 양재시민의숲, 과천에서 회식을 해야 한다면?[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1. 16. 22:19
이전 글 [양재동 맛집] 양재 주민이 뽑은 양재역, 양재시민의 숲 찐맛집 양재 살이 어언 6년 차. 많은 음식점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6년 동안 없어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그때 그 맛을 간직하고 있는 찐맛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한 번도 실패 cine0.tistory.com 이전 글이 양재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2-3인의 소규모로 만나서 먹고 놀기에 적합한 공간이라면 지금부터 소개할 곳은 맛은 뭐 그럭저럭 평범~음 맛있네 수준이지만 여럿이 모여 회식하기에 좋은 장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마 양재역이나 양재시민의숲 근방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굉장히 많으니, 많은 막내들이 근방의 회식장소를 물색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래의 음식점들을 주목! (코로나 끝나면서 회식도 다 사라져 버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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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 비움의 미학[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1. 13. 00:43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남기고자 늦은 시간 급히 노트북을 열어 글을 쓴다. 밤 열두 시, 눈이 소복이 쌓인 길을 뚫고 수많은 물건들을 재활용하고 난 후의 개운함과 후련함, 속 시원함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미니멀리즘을 접하다] 처음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를 접한 건 집 앞 도서관 신착도서 코너에서였다. 책의 내용은 별 것 없었다. 욕구와 필요를 구분할 것. 물건을 들일 때는 신중하게, 물건을 버릴 때는 과감하게. 그 당시에는 너무도 당연한 내용을 책 한 권에 걸쳐 장황하게 적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프로 여행러였기 때문이다. 배낭이라는 한정적 공간을 규모 있게 꾸리다 보면 삶을 영위하는데 꼭 필요한 물건이 7kg 남짓이라는 사실을 깨닫곤 했다. '필요하면 사지 뭐'라는 마음가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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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크눌프_(헤르만헤세)_민음사[읽은 책들] 2020. 11. 10. 02:01
민음사_세계문학전집 111 크눌프_헤르만헤세_이노은 옮김 처음 헤르만헤세의 책을 접했을 때는 초등학교 6학년, 학급 문고에 있던 데미안을 읽었을 때였다. 그리고 그 책은 2010 서울교육대학교 수시전형 논술 문제에 등장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 크눌프. 제목은 주인공의 이름이다.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표현이 아주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봄날 잔디밭에 누워서, 날씨 끝내주는 곳으로 여행가서, 나른한 오후에 읽고 싶은 책. 69p. 그래서 난 밤에 어디선가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것을 제일 좋아해. 파란색과 녹색의 조명탄들이 어둠 속으로 높이 올라가서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작은 곡선을 그리며 사라져 버리지. 그래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그것이 금세 다시 사라져 버릴 거라는 두려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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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달과 6펜스_(서머싯 몸)_민음사[읽은 책들] 2020. 11. 10. 01:50
민음사_세계문학전집 38달과 6펜스_서머싯 몸_송무 옮김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복합적인 나쁜놈이다. 자신의 미적 배설 욕구를 위해 주변인을 모두 비극으로 몰고, 기분 나쁜 성격과 말투로 독자의 기분까지 바닥으로 끌어내린다.인간에 대한 깊은 염증을 느꼈다고 해서 (자신을 포함한) 인간들을 그토록 괴롭혀도 되는 걸까 싶다. 아내와 자식은 편지 한 장만 남기고 떠나고, 자기를 구해준 남자에게서는 아내를 빼앗으며, 늙어서는 열일곱 살짜리 원주민 여자와 살림을 차린다.그리고 이 모든 것이 예술을 위한 헌정이라고 한다. (주의) 이 책을 끝까지 읽으려면 필자가 극단적으로 여성을 멍청하고 이기적이며 속물적인 캐릭터로만 등장시킨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예를 들면, 이런 류의 묘사나 대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여자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