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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공정 이후의 세계_김정희원 지음_창비_스위치 서평단[읽은 책들] 2022. 7. 3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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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당당한 승부를 뜻하는 말.
공정함에 대한 요구와 욕구는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피구공을 던지는 아이도,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들도, 직장에서 각자도생 하는 직장인도, 은퇴 후의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에게도 공정함이 화두가 될 수 있다.
공정하지 않음에 대한 박탈감과 부당함은 개인이 이른바 말하는 노-오력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감정인 것일까? 이 책은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려 한 책이다.
공정함은 어떻게 우리를 이용하고 있는가?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공정에 대한 담론 뒤에는 사람들의 불안감과 계층의식을 활활 타오르게 하여 표심을 사로잡으려는 거대한 욕망이 들어있다는 것에서부터 이 책은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다.
처음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는 '아직 공정한 시대도 오지 않았는데 공정 이후의 세계를 다루다니 너무 앞서 나간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공정'을 낱낱이 분석하고 해체하여 다시 재구성해나가는 저자의 의도를 읽고, 공정성의 원칙과 일상에 스며있는 불공정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근거의 빈약과 논리의 비약?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펜을 꺼내들어 질문거리를 날개에 적게 되었다.
그간 소설을 읽으면서 무뎌졌던 생각들이 날카롭게 벼려지는 느낌이었다.
주장하는 글을 읽을때는 논거와 논리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 책은 중간중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 부분은 창비 스위치에서 진행하는 저자-독자 간의 만남 이벤트를 통해 해결하고 추후에 글을 작성하려 한다.(8월 2주 차)
추천합니다
이 책은 획일적인 공정 담론에 회의감을 느껴왔던 사람들, 소모적인 불공평에 대한 불만에 지쳐있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이른바 '인국공'사태에 환멸을 느꼈다면, 완벽하게 공정한 경쟁에 대한 열망에 불타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공정 그 자체에는 잘못이 없다.
다만 공정을 방패 삼아 뒤에서 칼을 갈고 어떻게 상대를 공격할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된 내용
공정성에 대한 담론적 폐쇄를 가져온 다섯 가지 메커니즘
1. 자격박탈: 특정 집단이 공정을 언급하며 부당함을 제기할 때, 다른 입장에 있는 이들은 이미 불공정의 수혜를 입은 자들이 되어 논의에 참여할 자격을 잃게 됨
2. 자연화: 지배적인 시선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김
3. 가치중립화: 공정과 불공정이 싸우는 것처럼 담론이 형성되면서 이해관계는 그 뒤로 숨겨짐
4. 주제회피: 공정과 불공정이라는 표현이 제기되는 순간 실질적 논의가 차단됨
5. 정당화: 개별 사안을 추상적 가치 혹은 거대 담론과 즉각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해당 주장을 옳은 것으로 정당화하고 대항 담론의 형성을 억제
분배의 3원칙
1. 형평 equity: 노력 대비 결과
2. 평등 eqailty: 모두에게 동일한 보상 및 혜택 제공
3. 필요 need: 절실한 사람에게 우선 제공반응형'[읽은 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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