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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_장류진_이더리움/비트코인[읽은 책들] 2022. 4. 26. 10:20
**작가의 이전 소설
장류진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J4와의 식사자리에서였다. 우리 넷은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돈을 벌고 있었다. J가 말했다. "월급을 포인트로 받으면 어떻게 살 거야?" 무슨 말인가 싶어 들어보니, 자기가 최근 읽은 책 중에 정말 기발하고도 슬픈 단편 소설이 있다며 들어보라고 했다. 바로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였다. 월급을 복지포인트와 온누리상품권으로만 받는다고 해도, 이 일을 관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글의 주인공은 당근 마켓에서 복지포인트로 산 물건들을 다시 팔아 현금화를 시키고 있었다. 이 정도면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아닌가.
이때 장류진 작가의 기발한 사고와 사회고발적인 내용을 담고도 가볍고 담담한 문체, 나라면 선택할 것 같지 않은 답들로 채워져 있는 책이 마음에 들었다.
이번 [달까지 가자]라는 책은 표지만 보아서는 감성적인 도시 여성의 삶과 고난을 다룬 것 같지만(실제로 일정부분 그렇기는 하다) 안을 들여다보면 '업비트'와 '가즈아'가 판치는 투자의 세상이다.
(달까지 가자는 '이더리움 200만원까지 가즈아'의 함축적 의미이다.)
**등장인물과 내용
세 명의 여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각자 5평, 7평, 9평 원룸에 살고 있다. 현재 자신의 주거환경과 사회생활에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으나 때려치우고 갈 곳은 딱히 없다. 이들은 은상의 주도 하에 이더리움을 만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래프에 따라 요동치는 인간의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 주식이나 코인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마지막까지 투자와 투기는 다르다며 업비트의 업도 못 꺼내게 하는 인물도 등장하므로 투자와는 먼 사람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만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추천사
가벼운 문체에 사회현상을 잘 담은, 금방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마지막에 조금 고구마 스러운 결론을 내리는 주인공을 보며, 과거의 나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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