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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소설] 파친코1/ 이 소설이 그토록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읽은 책들] 2022. 4. 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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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그토록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무엇이었을까. 첫 번째 이유는 다양한 배경, 많은 등장인물들 속에서 나와 비슷한 캐릭터를 찾기가 쉬워서라고 생각한다. 여러 세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흐름 속에서 다양한 역사적 배경이 등장하고, 고정된 성역할과 종교적 신념, 정치적 신념에 대해 폭넓게 제시되고 있다. 지지부진하게 독자를 가르치려 들지 않고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인으로서 느꼈던 역사적 아픔과 일본의 잔인함을 글에 녹여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이 외국인에게도 이 책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이라 생각한다. 우리야 이 시기의 소설을 읽을 때면 손을 꽉 쥐고 부들부들하면서 읽게 되는 포인트가 많지만, 같은 역사적 배경에서 살아가지 않은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편파적인 해석이 아닌가 하고 느껴질 법한 이야기들도 있다고 생각한다.(그 정도로 억압과 폭력의 역사가 심각했으므로) 그러나 이 책에서는 보는 이가 직접 그 삶에 들어가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묘사가 되어 있어서 인물의 심리와 시대 상황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남성 위주/여성 위주의 서사가 아니라는 점. 등장인물이 한쪽 성별로 치우쳐져 있다 보면 읽다가 금방 지치게 되는 면이 있다. 최근 많이 접한 한국 여성 작가들의 글들은 감정이입이 잘되고 문장이 유려한 것은 분명 하나, 남성 독자들로 하여금 책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이전의 남성 중심 문학작품 들에서는 여자는 더러운 창녀, 위대한 어머니의 이분법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캐릭터들이 많았으므로 여성의 입장에서 읽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성별을 떠나 각자의 신념과 행동이 확실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절대 선/절대 악이라기보다 그때그때 상황에 대응하는 인물들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엿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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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1권을 다 읽고 나서 어서 2권이 읽고 싶어 지는 책은 오랜만이다.
성적인 묘사가 많이 나오므로 청소년(특히 초등)과 함께 읽기에 적합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2권까지 읽고 모자수 이후의 세대에 대해서도 살펴본 후 책에 대한 총평을 하고자 한다.
모처럼 재미있는 책 발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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