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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미래 ㅡ김연수 소설카테고리 없음 2023. 8. 30. 11:06
한 사람을 위한 쓸모는 무용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내게는 쓸모없는 것들이 넘처납니다.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가 갑자기 웃음이라도 터진 것처럼 앞다퉈 꽃을 피우던 두 그루의 벗 나무가 있는 석춘호수의 잔물결, 연신 불어대는 겨울바람에 질렸다는 듯이 하얗게 김이 서리던 연남동 길모퉁이 오뎅가게의 네모난 유리창, 서늘한 바람이 부는 평일 저녁 동피랑 마을에서 내려다보던 강구안 주변의 반짝이는 불빛들, 뷔페를 먹으러 가는 중국 관광개들로 가 득한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보이던 곽지과물의 아침 바다......영원히 흔들리고 출렁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 이 모든 것들도 당신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처럼 내 안에는 당신이 아니라면 누구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 들, 아무런 쓸모도 없는 말들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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