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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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22 창작과비평 [195호 2022 봄호] 정지아_말의 온도_소설[읽은 책들] 2022. 6. 27. 15:26
179p 어머니와 말을 하다보면 이상한 대목에서 심장이 저렸다. 어머니가 어머니가 아니고 외할머니의 딸이던 시절에는 먹고 싶지 않는 것을 먹지 않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처음부터 어머니가 아니라 한때는 마음껏 투정을 부려도 되는 딸이기도 했던 것이다. (...)어머니가 딸이었던 시절을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어머니는 숟가락을 든 채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마 자신의 어머니가 살아 있던 어떤 시절의 기억을 더듬고 있을 터였다. 182p 딸 이혼한 게 그렇게 부끄러워? 부끄러워 글가니. 요즘 시상에 이혼이 머 숭이나 된다냐? 씰데없이 숭잡힐깨비 글제. 흉이나 되냐는 앞말과 흉잡힐까봐 그런다는 뒷말 사이의 모순을 어머니는 훌쩍 건너뛰었다. 앞말은 나를 보는 어머니 시선이요, 뒷말은 남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