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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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정기전보] 마지막[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2. 10. 11:54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과 걱정이 가득했는데, 막상 마지막 근무일이라고 생각하니 이곳에서의 시간이 유난히 빠르게 지나간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괜히 운동장을 한번 바라보았다가, 화면을 바라보다가 하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있다. 지금까지 거쳤던 여러 번의 졸업보다 오늘의 전보에 더 마음이 쓰이는 이유는 내가 감수성이 풍부해져서일까 오늘 날씨가 흐린 탓일까. 초-중-고의 졸업은 모두가 겪는 관문이고 다 같이 맞이하는 것이기에 큰 감흥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이전의 변화는 내가 한층 더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언덕을 실컷 오르다가 마주한 평지에서 갈피를 못 잡고 좌우로 움직이는 기분. 내 삶은 어떤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