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읽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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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가오니 책을 읽겠어요[끄적끄적 생각노트] 2022. 6. 23. 22:17
긴 가뭄으로 힘들어하던 땅에 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세차게. 창틀을 때리며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며 빨래는 어제 돌릴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중간이 없는 빗줄기가 삶을 닮은 것 같다. 장마와 가뭄 사이에서. 메마름과 축축함 사이에서 따뜻하고 보드라움을 바라며. 자꾸 생각이 뒤엉키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잠식된다. 그저 앞으로 나아가면 그만이라고 다독여봐도 뒤를 돌아보게 된다. 오르페우스가 뒤를 돌아봐서는 다시는 에우리디케를 볼 수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뒤를 돌아본 것처럼. 영원히 보지 못할 것을 찾는다는 것은 괴로움이다. 빌려두고 끝까지 읽지 못한 책들이 여기저기 원망스럽게 널려있다. 쉬어가는 동안 충분히 읽으리라 다짐했건만. 책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후배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