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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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을 베어무니 생각이 나요 할머니[끄적끄적 생각노트] 2021. 11. 5. 12:06
선물로 떡이 들어왔다. 동생을 유모차에 앉히고 열심히 언덕배기를 넘어 할머니와 시장에 갔던 날들을 떠올린다. 시장에 군말 없이 잘 따라가면 늘 꿀떡 한 봉지를 사주셨다. 시골집에서 가져오던 송편은 깨와 콩이 씹혔는데 시장 떡은 조롱조롱한 크기에 한입 꾹 물면 설탕물이 쭉 흘러나왔다. 쑥이 자라는 때면 포대기에 동생을 업고 쑥을 캐러 나갔다. 잎만 다 뜯어져버린 쑥을 들고 자랑스럽게 내밀면 할머니는 고사리손으로 야무지게 잘 캔다 해주셨다. 고구마 줄기를 벗길 때 재밌어 보여 덤비면, 아가들은 손톱에 물들면 안 예쁜 것이여 하며 못하게 하셨다. 그저 나물이 입에 들어갈 때 흐뭇하다고 더 먹으라고 나는 다른 것하고 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때가 되면 깨를 털어 열심히 갈아 면포로 깻물을 내려 토란국을 끓여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