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
2. 다정함의 행방, 아줌마.[끄적끄적 생각노트] 2022. 6. 24. 01:20
아줌마는 선생님이야 하루 종일 잿빛이던 하늘에서 주룩주룩 비가 쏟아져 내렸다. 이미 바지 끝단은 다 젖었고 차들은 열심히 와이퍼로 얼굴을 훔쳐내고 있었다. 저편에서 비에 쫄딱 맞은 여자아이가 걸어오고 있었다.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아마 비가 많이 오니 데리러 와달라는 말이겠거니 했는데, 기다리지 않고 아이는 계속해서 열심히 걸어서 점점 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불쑥 아이에게 우산을 씌웠다.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무서운 어른일까 걱정할까 봐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몇 학년 예요? 3학년요. 이렇게 쫄딱 맞고 어디 가니? **문구요. 아줌마는 저기 어디 학교 선생님이야~ 우리 반 아이 같아서 가는 길 같이 우산 씌워주고 싶어. 가까이 붙어도 돼. 몇분여를 걷는 동안 아이는 내게 연신 감사합니다를 반복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