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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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모래의 여자_아베 코보_세계문학전집55[읽은 책들] 2021. 11. 3. 15:15
모래는 절대로 쉬지 않는다. 조용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지표를 덮고 멸망시킨다. 책 속의 남자는 희귀 곤충을 채집하여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자 하였으나, 도리어 누군가에게 채집되어버리고 만다. 계속해서 부서져 내리는 모래 구덩이 속에서 초반부의 남자는 지속적으로 투쟁한다. 벌레처럼 발버둥 친다. 점차 반항은 미약해지고 납득의 탈을 쓴 합리화에 스스로를 가둔다. 결국 자신이 쌓아 올린 무의식, 모래로 투영되는 덫에 자기 자신을 가두어버리고 만다. 사막에는 알수없는 힘이 있다. 와카치나가 떠오른다. 샌드 보딩을 마치고 빨래와 샤워를 몇 번이나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귓속과 온갖 주머니, 핸드폰에서 나오는 모래는 그칠 줄을 몰랐다. 이전에는 없었을 아스팔트 도로의 끝에 온통 모래들 뿐이었다. 지평선..